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그 계절을 대표하는 꽃들은 참 많아요.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능소화, 가을에는 국화, 겨울에는 동백이 있듯이 말이지요. 오늘은 뜨거운 여름에 피는 여름꽃들과 꽃구경하기 좋은 유명한 곳들을 얘기해 보려 해요.
여름을 대표하는 꽃 중에는 제일 먼저 능소화(학명 : Campsis grandiflora)가 떠올라요. 능소화의 꽃말은 명예 영광 등이 있습니다. 개화 시기는 6월 말부터 8월까지입니다. 주황색의 선명한 꽃들이 녹색의 잎사귀와 조화를 이루어 단아하면서도 열정적인 느낌을 풍기지요. 능소화는 중국이 원산지라고 하는데 정작 중국에서는 미국 능소화를 더 좋아한다고 해요. 중국 능소화는 꽃받침이 연두색이며 꽃이 가지 이곳저곳에 고루고루 피지만 미국 능소화는 꽃받침이 붉은색이고 꽃이 가지의 한곳에 몰려서 피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은 꽃받침까지 붉은색인 미국 능소화를 더 선호한다고 하네요.
능소화는 양반 꽃이라고 불리었다고 하는데, 옛날, 과거급제한 사람의 관모 장식으로 이 꽃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양반집에서 주로 이 꽃을 키웠다고 해요. 서민들도 꽃을 키우고 싶었을 텐데 신분에 가로막혀 꽃을 키울 수 없었다니 안타까운 시절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능소화에 대한 유명한 사건으로는 경북 경산의 적산가옥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요. 50년 넘게 그 집에서 키워지던 아름다운 능소화나무가 있었는데, 그 집 능소화의 아름다움이 알려지며 사진 객들이 줄을 이었답니다. 그런데 2022년 누군가 그 나무를 베어버려 나무가 말라 죽는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어요. 일각에서는 사진 객들로 인해 주차가 어려워지자, 그것에 원한을 품은 사람이 나무를 베어버렸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답니다. 최근 비슷한 크기의 나무를 구해 복원하였으나 그 아름다움이 예전만 하지는 않다고 하네요.
능소화 사진 촬영 장소로 유명한 곳은 한강 뚝섬 공원, 대구 인흥마을, 제주 비체올린, 서울 북촌 한옥마을 등이 있습니다.
두 번째 여름꽃으로는 연꽃(학명 : Nelumbo nucifera)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크고 우아하고 단정한 모습의 연꽃은 보는 사람의 마을을 단번에 사로잡기 충분한 꽃이지요. 연꽃의 꽃말은 소원해진 사랑, 청결, 신성함 등이 있습니다. 연꽃은 7월에 주로 핍니다. 연꽃을 가까이서 직접 보게 되면 그 크기와 웅장함에 놀라게 됩니다. 물론 자라는 환경에 따라 또 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줄기의 키는 사람의 키와 맞먹거나 더 크고, 잎사귀에 크기 또한 작은 우산의 크기와 맞먹을 정도로 널찍합니다. 꽃 또한 사람의 두손을 모아도 부족할 정도로 탐스럽고 듬직하지요.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잎사귀와 꽃 모두 깨끗하고 깔끔합니다. 투명하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티끌이 없이 깨끗합니다. 비 오는 날 연잎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면, 빗물이 도로로 뭉쳐서 일렁이다가 어느 순간 하나가 되어 떨어집니다. 잎사귀에는 흔적도 남지 않지요. 몇번을 봐도 신기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 특징을 이용해 물에 젖지 않는 직물도 개발이 되었다고 하지요. 연꽃은 색에 따라 백련, 홍련, 청련, 황련이 있다고 합니다. 유명한 연꽃 이야기 중 하나는 "아라홍련"이 있는데, 경남 함안에서 성산산성의 출토 작업 중 발견된 700년 된 연꽃 씨앗을 발아시킨 꽃을 말합니다. 700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 씨앗이 살아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그것을 발아시키고 증식시켜 아라홍련 단지를 이룰 정도로 생명력이 강인하다는 것도 놀라울 일입니다.
연꽃의 유명한 사진 촬영 장소로는 전주 덕진공원, 시흥 연꽃테마파크, 부여 서동 연꽃축제 등이 있습니다.
세 번째 여름의 꽃으로는 해바라기(학명 : Helianthus annuus)가 있습니다. 화려하기로 치면 해바라기를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인상적이고도 웅장한 꽃이지요. 키가 사람의 키를 훌쩍 넘고 꽃의 크기도 사람의 얼굴을 가리고도 남을 정도로 크고 화려합니다. 해바라기의 꽃말은 일편단심, 영원한 사랑, 숭배 등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해바라기꽃을 집에 들이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하여 집안에 해바라기 액자를 걸어놓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해를 따라 꽃이 움직인다고 하여 해바라기라는 이름이 붙여진 측면도 있는데 사실 이런 현상은 어린 해바라기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해요. 성장이 완전히 끝난 꽃은 동쪽으로 고정이 돼 있다고 하네요. 해바라기는 관상용으로도 좋지만 식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키우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해바라기씨가 다 익었을 때 낟알을 털어서 씨앗을 먹기도 하고, 또는 씨앗이 완전히 익기 전 꽃을 통째로 잘라 불에 구워 먹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때는 꽃 위에 약간의 양념을 하여 더욱더 맛있는 해바라기 요리를 해 먹기도 한다네요. 해바라기는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까지가 절정기라고 볼 수 있겠는데, 유명한 해바라기 축제장으로는 태백의 구와우마을 해바라기 축제, 그리고 함안 강주마을 해바라기 축제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여름의 꽃들은 다양해서 배롱나무, 수국, 라벤더 등 뜨거운 여름에도 더위를 이겨내는 꽃들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자! 그러면 이제 우리, 더위에 지치지 말고 여름 꽃구경 한 번 나가보면 어떨까요??^^